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페이스북 - 프로필 프로필 프로필!

페이스북의 큰 특징으로 꼽히는 것이 플랫폼 개방이다. 페이스북은 블로그 같은 저작 도구는 아니다. 오히려 미니홈피보다도 간단한 '프로필 놀이터'인데 놀이기구는 좀 많다. 사진첩(photo), 방명록(wall), 일촌(friend), 동호회(group), network, cause 등 모든 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프로필을 풍성하게 해 주는 것이다. 직접 입력한 '재미없는' 프로필 정보에 재미있고 손쉽게 살을 붙여 준다. 디폴트로 제공하는 게 이 정도고 플랫폼을 열어놨기 때문에 더 많은 놀잇감이 자유롭게 추가될 수 있다.

놀이래봤자 무지 시시껄렁한 것들이다. "방문자수 카운터"부터 시작해서 "사랑에 관한 명언", "나의 밤무대용 예명" 등이 있더라. 블로그에 "나의 인디언식 이름", "내 혈액형과 생일로 맞춰본 할리우드 스타" 이런 것들 올리면 이웃들 와서 덧글 달고 URL 찍고 가서 자기도 해 보고 포스팅하고 서로 재잘대는 거. 블로그를 안 하더라도 "뇌구조 분석" 이런 재미있는 거 있으면 메신저로 URL 띡 보내고 메신저로 킥킥대거나 커피 타임에 수다거리로 소비하는 거. (つまらない!! 내 취향은 아니다.) 이런 거 우리도 익숙하다. 저런 포스트나 '자기'를 잘 드러낼 만한 포스트만 '내가 누구게?', 'Me, Myself', ... 이런 이름의 카테고리 아래 모아둔 블로거를 본 적 있을 거다.

페이스북은 블로그보다 열심히 미니홈피보다 잘 '프로필'에 포커싱했다. 포스트 서너개 읽어보면 블로거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선 가볍고 실없는 것들이지만 '프로필' 아래 틀 잡혀(외형적인 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동일한 놀잇감을 정했다면 결국 동일한 포맷으로 놀게 되기 때문에 룰이 있단 얘기다.)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모여 문화가 된다. 별뜻 없이 게임 하나를 달아도 사실 내 아이덴티티가 약간 더 묻어난다. '설대 전산학과 96 + 증명사진'보다 훨씬 충실해진다.

인터넷의 속성 상 그리고 인터넷이 숙성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플랫폼만이 대박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글, 유튜브, 위키피디어, 페이스북 다 플랫폼이다. 인터넷은 세상을 담고 있다. 100억가지 1000억가지 관심을 담고 있다. 그러니 관심 있는 놈이 아니면 '이걸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많고, 관심 있는 놈이 결국 제일 잘 만든다. 한 '회사' 직원이 100억가지 관심을 커버할 수 없으므로 개방한 회사가 이긴다. '웹2.0'이래서가 아니라 '웹'이기 때문에 결국 플랫폼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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